이미지 크게보기경찰서 압송 1일 서울 양천구 한 중학교 교실에서 소형 부탄가스통을 터뜨리고 도주했던 이모 군이 체포돼 양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교실 부탄가스 폭발 중학생
6월엔 학교 화장실 방화 미수
“아이들 흉기로 찌르고 싶었다”

서울 양천구 한 중학교에서 부탄가스를 폭발시킨 뒤 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충격을 준 이모(15) 군이 자신이 다니던 또 다른 중학교에 2차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군은 지난 6월 이미 한 차례 해당 학교에 불을 지르려다 발각된 뒤 “불을 피해 도망치는 아이들을 흉기로 찌르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양천구 A중학교에서 발생한 부탄가스 폭발사건 용의자 이 군은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 경찰에 검거된 뒤 “A중학교에서 전학해 다니던 B중학교에서 2차 테러를 하려 했으며, 실패할 경우 그 옆 C초등학교에서 다시 시도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군은 이날 오후 2시쯤 자신이 다녔던 A중학교 3학년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통에 불을 붙인 뒤 폭발장면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도주 9시간 만에 검거된 이 군의 가방에서는 추가 범행을 위한 부탄가스통 2개와 막대형 폭죽 2개, 1.5ℓ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가 발견됐다.

이 군은 범행을 저지른 A중학교에서 1학년을 마친 뒤 지난해 2월 이사를 하면서 서울 서초구 B중학교로 전학했다. 성적은 A중학교와 B중학교에서 모두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전학 간 뒤에도 학교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다 다른 대안학교로 전학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이 군이 범행을 저지른 날은 두 번째 전학을 가기로 한 대안학교에서 적응기간을 마치고, 정식 입학허가를 받은 날이었다.

이 군은 지난 6월 26일 B중학교 재학 당시에도 남자화장실에서 방화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군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화장실 바닥에 석유가 뿌려진 종이를 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다 적발됐다. 방화 장소에서는 이 군이 방화에 사용하기 위해 스스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화염방사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사건이 발각되자 이 군은 “도서관 통로를 모두 잠그고 아이들이 뛰쳐나오면 흉기로 찌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같은 내용을 파악한 교육당국은 학교측에 이 군을 상담프로그램에 참여시키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전 이 군은 B중학교 상담과정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B중학교 관계자는 “이 군이 평소에 사람을 찔러 죽이고 싶다거나 테러를 저지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스스로도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는지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했다”며 “상담 후 학교 측에서 부모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유해 지난 5월쯤부터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군은 부탄가스 폭발테러 방법을 유튜브 검색에서 알게 됐으며, 범행에 사용한 부탄가스와 라이터 등은 범행 당일 편의점 등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다영·박효목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