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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의 대유몽베르골프장은 사업승인 후 조성될 무렵까지만 해도 ‘산정호수 골프장’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개장도 하기 전에 몽베르골프장으로 변경됐고, 최근에 다시 대유몽베르골프장이 됐다. 골프장의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골프장 인근에는 유명 관광지인 산정호수가 있고, 일대가 도립공원일 만큼 심산유곡에 골프장이 있다.

몽베르는 프랑스어로 산 또는 언덕을 의미하는 몽(Mont)과 푸름을 뜻하는 베르(vert)의 합성어로, ‘푸른 산’이란 뜻처럼 클럽하우스 뒤쪽으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명성산(鳴聲山)과 산수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신비한 모습으로 오똔 코스 3번 홀의 그린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망무봉(望武峰)은 궁예에 얽힌 전설이 있다.

명성산은 왕건에게 쫓겨 피신하던 궁예가 피살된 곳으로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고 하는 전설과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울음산, 즉 한자 표기로 명성산이 됐다. 망무봉은 궁예와 함께 피신했던 부하들이 왕건이 추격해 오는지를 지켜봤던 곳이다.

36홀 규모인 몽베르골프장의 메인코스인 북코스는 아웃 코스를 브렝땅(Printemps·봄), 인 코스를 에떼(Ete·여름)라 칭하고, 남코스는 아웃 코스를 오똔(Automne·가을), 인 코스를 이베르(Hiver·겨울)로 부른다.

골프장에서 듣게 되는 프랑스풍 호칭들이 다소 생뚱맞기는 하지만 단풍이 드는 가을철에는 주변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에 안은 모습에 넋을 잃곤 한다. 이처럼 빼어난 경관을 가진 이곳에 ‘누가 어떻게 골프장 사업인가를 받았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6공화국 시절 인천지역의 기업가 몇몇이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에 기여한 공로에 대한 보답으로 내인가를 받은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몽베르의 2개 코스 중 남코스는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멋을 지닌 반면 북코스는 훨씬 고도가 높은 지역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도전적이고 웅장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북코스의 에떼 코스 중 3번 홀은 파5 홀이기는 하지만 전장이 615m나 된다. 어지간한 장타자가 아니면 파 온이 어렵다. 그래서 골프장 측에서는 한때 이 홀에서 이글 기록자에게 자동차를 부상으로 내걸기도 했다. 브렝땅 코스의 9번 홀과 에떼 코스의 9번 홀은 클럽하우스 앞에서 서로 만나는데, 하나같이 풍광이 좋을 뿐 아니라 코스를 공략하는 맛도 뛰어났다.

필자와 동반한 경기보조원 K 씨는 골프장 인근 마을이 고향이라며 이곳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울러 K 씨는 꽃이 피는 봄철과 단풍이 드는 가을에 꼭 다시 한번 더 다녀가 보라고 권했다.

이곳에서 다음 달이면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의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이 열린다고 한다.

변호사

이미지 크게보기 에떼 코스 5번 홀에서 클럽하우스 쪽을 내려다보면 내리막 지형의 에떼 9번 홀(왼쪽)과 오르막 지형의 에떼 1번 홀이 커다란 연못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배치돼 있다. 대유몽베르골프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