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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32) 소속팀 한신과 이대호(32) 소속팀 소프트뱅크가 일본프로야구 최강팀 자리를 놓고 다투는 가운데, 이번 일본시리즈는 ‘용병 4번 타자’들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소프트뱅크 4번 타자는 이대호이고, 한신 4번 타자는 도미니카 출신의 마우로 고메스(30·사진)다. 두 선수는 모두 클라이맥스 시리즈(CS)에서 팀 타선을 이끌며 일본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7전4승제의 일본시리즈는 오는 25일 시작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간 뛰었던 오릭스를 떠나 소프트뱅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대호는 일본 진출 후 첫 포스트시즌에서 일본시리즈까지 나가게 됐다. 특히 이대호는 자신의 방망이로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이끌다시피 했다. 4번 타자로서 장타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정규 리그에서 170안타로 퍼시픽리그 최다안타 2위에 올랐고, 타율 0.300(6위)에 19홈런(공동 8위)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는 이대호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니혼햄과의 CS 파이널스테이지 6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400(20타수 8안타)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쳤고, 출루하지 못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 타점도 4점을 올렸다.

게다가 이대호는 정규 리그에서도 한신에 강한 모습을 보여 일본시리즈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오릭스 시절부터 ‘교류전(인터리그)의 사나이’로 불릴 정도로 센트럴리그 팀에 강하긴 했지만, 올해 한신전 성적은 4경기 타율 0.500에 출루율 0.579를 기록했다. 홈런도 1개를 쳤고, 특히 타점이 9점에 달했다. 올 시즌 교류전 타율 0.370보다도 훨씬 좋은 성적이다.

이대호와 ‘클린업 대결’을 벌일 고메스도 만만치 않다. 109타점으로 센트럴리그 타점왕에 올랐으며, 홈런도 26개(4위)를 때려 냈다. 타율은 0.283으로 이대호에 미치지 못하지만, 장타력은 확실히 앞섰던 셈이다. 일본 야구전문 주간지 ‘주간 베이스볼’의 외국인 선수 평점에서 ‘A＋’를 받았다. 오승환이 ‘A’였음을 감안하면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요미우리와의 CS 파이널스테이지 4경기에서 무려 8타점을 쓸어담았다. 일본 언론들은 그가 일본시리즈에서도 페이스를 유지, 1984년 나가시마 기요유키(53) 등이 기록한 시리즈 최다타점(10점)에 근접한다면 한신이 29년 만에 우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메스는 올해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4경기에서 타율 0.286에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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