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기존 사옥과 부지(종전 부동산) 매각작업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부지가 상종가입니다. 한전이 감정가를 과거 제시했던 매각 예정가보다 1.5배 올렸는데도 몸값은 갈수록 오르고 있는 양상이지요. 한전 종전 부동산 몸값이 치솟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개발에 따른 ‘미래 가치’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유찰을 거듭하고 있는 다른 공공기관들의 종전 부동산도 무조건적인 매각 독려보다는 미래가치를 충분히 감안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종전 부동산 매각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현재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 경우 1년 이내에 기존 부동산을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매각해야 할 종전 부동산이 21곳이나 된다고 하네요. 내년까지 20개, 2016년까지는 6개가 더 있고요.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종전 부동산 매각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투자 설명회를 연다고 합니다.

문제는 정부가 종전 부동산 매각 기한을 정해놓고 팔 경우 헐값 및 특혜 매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세보다 낮게 팔릴 경우는 헐값매각, 특정기업에 팔릴 경우 특혜매각 의혹이 불거진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부채 정도, 자립 사옥 마련 여부, 종전 부동산의 위치, 현재 활용 유무, 개발 후의 미래가치 등을 종합, 매각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부채를 지지 않은 채 자체 재원 등으로 지방이전 사옥을 마련한 공공기관의 경우 매각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종전 부동산은 국가와 지역의 공공자산인 만큼 서둘러 매각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가치를 부여한 마스터 플랜을 짠 후 매각이나 다른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지요.

종전 부동산 대부분은 지리적 위치가 뛰어난 곳에 있습니다. 따라서 종전 부동산 개발 콘셉트만 잘 세우면 개발이익은 물론, 지역 발전의 새로운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해당 공공기관과 지역주민, 개발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종전부동산이 계륵(鷄肋)이 아닌 이상 정해놓은 기일 안에 팔기를 독려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매각 주체인 공공기관과 자치단체, 지역사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부동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전 부동산 주변 땅이나 주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선점 투자하는 것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고요. 종전 부동산이 개발될 경우 주변지역까지 미래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팔리지 않는 종전 부동산에서 정부는 부가가치 극대화 방안을, 투자자는 숨은 재테크 코드를 찾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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