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에 남의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던 10대 여학생을 보고 음란행위를 한 10대 청소년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됐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경우 추행행위에 해당된다는 판결이다.

19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양호)는 최근 열린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고모(19) 군에게 징역 장기 2년에 단기 1년 6월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했다고 밝혔다.

고 군은 지난 4월 30일 새벽 5시 쯤 제주시내에 있는 가정집에 침입, 잠을 자고 있던 A양(12)의 옆에서 자위행위를 하던 중 인기척에 깨어난 A양과 눈이 마주치자 방에서 도망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새벽에 폐쇄된 공간인 피해자의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세 여아의 바로 옆에서 음란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며, 나이 어린 피해자로서는 새벽시간 낮선 남자가 음란행위를 하는 경우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이를 피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더라도 추행 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당시 만 18세의 소년인 점과 추행정도가 중하지는 않지만,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동종 성범행으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제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