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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44) 씨의 호위무사로 경찰 검거 당시 목을 꼿꼿이 세우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박수경(여·34) 씨가,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눈물을 보이는 등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박 씨의 실체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검거 당시 당당했던 모습과는 달리 눈물을 보이며 검찰조사에 대부분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25일 검거 당시에는 수갑을 찬 후에도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전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남편과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박 씨는 남편과 약 8개월 가량 별거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최근까지 두 아이를 데리고 경기 안성의 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하지만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부터 아이들을 보모에게 맡기고 유 씨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 양육을 보모에게 맡길 정도로 유 씨를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던 박 씨가 검찰조사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박 씨의 진짜 모습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서 박 씨와 함께 심판으로 활동했던 동료들은 박 씨를 ‘눈물이 많은 여린 성격의 소유자’로 기억했다. 한 동료심판은 “늘 웃는 얼굴을 해 검거 당시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심판시절에는 일처리가 능숙하지 못해 야단을 치면 바로 눈물을 글썽거릴 정도로 여린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 씨는 태권도 공인 6단의 무도인으로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이자 자신의 어머니인 일명 ‘신엄마(여·64)’의 부탁을 받고 유 씨의 수행원 역할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박 씨는 유 씨를 ‘유조백(조각가를 높여 부르는 말)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예우해 왔으며, 오래전부터 유 씨와 알던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어머니인 신 씨로부터 “유(대균) 씨를 보필하는 게 너의 사명”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월 20일 유 씨의 은신처 물색에 나선 박 씨는 유 씨를 자신의 싼타페 차량에 태우고 경기 안성의 금수원을 빠져나와 충북 진천과 음성군 일대를 돌아다니며 숨을 곳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7일 범인은닉 혐의를 적용,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