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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버락 오바마’ 조코 위도도(53·애칭 조코위·얼굴) 투쟁민주당 후보가 22일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바마와 비슷한 외모는 물론 ‘서민적’ 이미지에, 지난 2004년 대통령직선제가 실시된 후 첫 정권 교체를 통해 문민정부를 창출해 냈다는 점에서 조코위는 인도네시아의 ‘개혁’ 아이콘이다.

조코위는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정계 입문 9년 만에 엘리트 군부 출신인 프라보워 수비안토(63) 대인도네시아운동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조코위가 “이권 정치 근절과 경제 개혁으로 인도네시아를 중진국 반열에 올리겠다”고 공언한 게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조코위는 가구 판매업을 하다 2005년 고향인 수라카르타 시장에 선출되며 정치계에 입문했다. 정치 신인이자 서민이었기 때문에 기득권과의 연결 고리가 없다. 이 때문에 국민은 그간 많은 대통령이 하지 못했던 기득권의 부패 척결이 조코위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 ‘기대’다. 기대는 부지불식 간에 실망으로 바뀔 수 있고,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깊어진다. 194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부패 고리를 끊어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의회는 아직까지 수비안토 진영이 장악하고 있다. 경제 성장도 마찬가지다.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수출에 힘입어 그간 꾸준히 고성장을 이뤄왔으나 원자재 가격 하락이 수출에 타격을 입혀 경제성장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알고 있는 조코위는 자신의 약점을 국민 단결과 화합을 통해 이겨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기호 2번이었던 조코위는 1번이었던 수비안토 후보와 번호를 합친 3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펼쳐보이며 자신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가 하나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 ‘세 손가락 인사’는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오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표식이기도 하다. 조코위가 인도네시아를 개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