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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에서 실종된 고교생 딸이 사고 발생 이후 오랜 시간 정부 구조자 명단에 포함된 황당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그 가족은 사고 현장 주변 항구와 해안은 물론 병원과 하수구까지 샅샅이 찾아 헤매는 등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오전 브리핑에서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 가운데 실종된 2학년생 문지성 양의 아버지와의 아침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 씨는 민 대변인에게 “딸이 처음에는 구조자 명단에 있어서 아이를 찾으려고 진도의 하수구까지 뒤졌는데 없었다”며 “그런데 지금도 구조됐다는 사람 명단에 (딸 이름이) 있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 씨는 ”차라리 이름을 지워주면 찾아주지 않겠는가”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정부가 사고 초기에 발표한 구조자 명단에는 문 양의 이름이 올라 있었고, 이는 최소한 16일 저녁까지는 ‘구조자’ 상태로 유지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이 18일 확보한 명단에는 이름이 빠졌지만 많게는 24시간 여 동안 실종자를 구조자로 등록해 놓은 것이다.

이는 정부가 사고 발생 초기 실종자 및 구조자 명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구조작업 및 조난 관련 행정을 뒤죽박죽으로 진행한 단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안전행정부는 이날 문 양의 사례처럼 실종자가 구조자 명단에 포함돼 있는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밀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황당 사례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 전인 17일 오후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한 현장에서 딸을 구조해 달라며 하소연하는 문 씨로부터 전화번호를 건네받은 뒤 오후 10시쯤 문 씨와 직접 전화통화를 하고, 다시 민 대변인이 문 씨와 확인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났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