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에 이어 국방부가 16일 미명에 기사송고실을 또 강제 폐쇄했다. 경찰청이 폐쇄한 기자실을 전투·의무경찰이 지켜온 그 장면 그대로 국방부 폐쇄 기자실은 헌병이 지켜 또 전세계에 사진 토픽감을 제공하다시피 하고 있다. 기자실을 강권으로 폐쇄시키고 그곳을 헌병력과 경찰력으로 지켜야 하는 나라, 이것이 노무현 정권 임기말의 대한민국 언론 그 참담한 실상이다. 그런 헌병력과 경찰력이 노 정권이 강행해온 ‘5·22 취재지원 선진화조치’의 실황인 것이다. 언론독재에 관해서도 노 정권은 역시 역대 최악으로 끝나가고 있다.

앞서 경찰청은 12일 기자실을 폐쇄한 뒤 이택순 청장이 취재를 피하기 위해 집무실 주변에 전·의경으로 병력의 벽을 쌓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17일의 국방부도 오십보백보다. 노 대통령이 연초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라는 언급으로 작전을 감행하다시피 한 올 한해의 언론자유·국민의 알권리 ‘대못질’이 12월의 군·경 병력 동원으로 마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촛불 기자실’의 화재 위험을 걱정하고 촛불을 꺼달라고 하고 있으니, 그 역시 왜 촛불을 켜야 하는지 알고도 모른체 하는 위선이다.

국방부는 그나마 최근까지 폐쇄를 미뤄와 언론탄압의 막차를 탄 셈이다. 홍보담당 공무원조차 ‘우리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해온 취재 제한의 원초적 잘못을 꺼림칙해하는 자의식 때문이리라는 게 우리 시각이다. 그러나 윤승용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지난달 국방부를 직접 찾아가 기자실 문을 닫으라고 했고, 13일에는 양정철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안영배 국정홍보처 차장이 찾아가 폐쇄압력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신주받들듯 해온 이들 하수인의 향후 거취를 주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