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장의 직급이 차관급으로 승격된 데 따른 연쇄반응으로 문화재청도 형평성을 고려해 차관청으로 위상이 변모할지에 문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24일 국무회의에서 1급에 해당하는 국립중앙박물관장직을 차관급으로 승격한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 이에따라 오는 3월중순 임기 만료되는 지건길 관장 후임을 뽑기 위한 공모절차는 중지되는 대신 정무직 차관급인 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게 된다. 박물관의 차관급 승격으로 가장 애가 타는 곳은 현재 1급 청장체제인 문화재청. 문화관광부 직속이지만 외청으로 독립된 문화재청은 ‘대국민 서비스’ 기관의 성격이 강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하급 기관에 머무를 경우 상대적 박탈감이 커 위상 재정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차관급 승격이 노무현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다 문화부와 정치권등에서 뚜렷한 반대가 없다며 승격을 지나치게 낙관해왔다. 관련 학계도 개발 우선정책 속에서 문화유산 보존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 위상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지원사격’을 해왔다. 지난 7일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동(목원대 건축학과)교수는 “문화재청 위상을 장관급 청장 체제로 개편해, 과거 총무처나 공보처 장관의 위상을 갖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할 정도로 문화재청 위상강화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내부 기대와는 달리 문화재청장 위상강화는 국회까지 통과해야 하는 특성상 정부조직법을 뜯어고쳐야하기 때문에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문화재청장이 차관급으로 승격될 경우 문화관광부가 3명의 차관을 두는 거대 부서로 탈바꿈하는 것도 딜레마다.

정충신기자 csjung@